[이수철 신부] 25.12.01 대림 제1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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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장협 사무국 작성일25-12-01 09:34 조회45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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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대림 제1주간 월요일
이사4,2-6 마태8,5-11
믿음과 치유의 구원
“주님을 감동, 감탄케 하는 믿음”
“주 하느님, 어서 오시어
저희를 구원하소서,
당신 얼굴을 비추소서, 저희가 구원되리이다.”(시편80,4)
북두칠성 또렷한 청명한 초겨울 하늘에 흰눈발이 언뜻 내렸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듯 유언장을 쓰는 마음으로 매일 강론을 씁니다. 이런저런 나눔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어제 어느 정치인의 한마디가 마음에 깊이 남아있습니다. “인사人事가 메시지다!” 공정한 인사자체가 그대로 말없는 메시지가 되어 기강과 질서를 바로 세운다는 것입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란 말은 들어봤어도 "인사는 메시지다"란 말은 처음 듣습니다. 말마디를 바꿔, “삶이 메시지다!” 진정 믿음의 삶은 말이 없어도 그 삶자체가 믿음의 모범이 된다는 것입니다. 말이 없어도 삶을 통해 환히 드러나는 믿음입니다.
천명미상(天命靡常), 시경에 나오는 말로 천명은 일정치 않다. 그러니 <마지막 순간까지, 멈추지 말고 성장하라>는 뜻입니다. 육신은 노쇠해가도 내적 믿음의 성장은 마지막까지 계속되어야 함을 배웁니다. 옛 현자의 가르침도 믿음의 삶에 좋은 도움이 됩니다.
“용기는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지혜다. 지혜가 없으면 그 반대로 한다.”<다산>
“용기를 좋아하되 배움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질서를 어지럽힌다.”<논어>
참된 용기는 지혜이며 이 또한 믿음의 표현이겠습니다. 믿음 또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공부가, 배움이 없는 믿음은 곧 한계에 봉착하기 마련입니다. “기도하라, 공부하라, 일하라” 이 셋과 더불어 성장하는 믿음이겠습니다.
튀리기에와 레바논을 방문하기에 앞서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을 맞이하여 11월23일 발표한 레오 교황의 12개 조항에 걸친 사도적 서간이 주옥같은 가르침으로 가득합니다. 보관하여 두고두고 배울 내용들로 가득합니다. 감동적이 내용 일부만 인용합니다.
“그러므로 신화(神化;Divinization)는 참인간화(人間化;humanization)이다. 완전히 사람이 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인간존재가 그 자신을 넘어, 가리키고 추구하고 갈망하는 이유이다. 하느님 안에 머물기까지는 불안정한 사람이다. ‘하느님만이 인간을 만족시킨다(Deus enim solus satiat)’, 하느님만이 그의 무한함으로 인간마음의 무한한 갈망을 만족시킬 수 있다. 이런 까닭에 하느님의 아들이 우리의 형제가, 구원자가 되기를 선택한 이유다.”(제7항;끝부분)
하느님을 갈망하는 인간의 원초적 믿음이요, 바로 이 믿음이 찾는 바, 예수님입니다. 오늘 복음의 백부장의 믿음은 깊었고 정확했습니다. 중풍으로 괴로워하는 종을 낫게 하려는 사랑이 예수님을 찾았고 겸손한 믿음으로 주님께 간청합니다. 주고받는 대화가 참 진지하고 아름답습니다. 고결한 두 인품의 모습이 잘 드러납니다.
“주님, 제 종이 중풍으로 집에 드러누워 있는데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내가 가서 고쳐주마.”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바로 이 대목은 우리가 미사시 주님의 성체를 모시기전 고백기도입니다. 백부장의 믿음에 놀라 감탄하시는 주님의 답변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도 이런 믿음을 본적이 없다...가거라, 네가 믿은대로 될 것이다.”
백부장의 믿음에 주님의 치유의 응답입니다. 믿음이 없으면 주님의 치유의 응답도 불가합니다. 치유의 구원에 앞서 선행해야할 우리의 믿음입니다. 바로 제1독서 이사야서의 예언이 예수님을 통해 그대로 실현된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그들 위에 낮에는 구름을, 밤에는 타오르는 불길로 연기와 광채를 만들어 주시리라. 정녕 주님의 영광이 모든 것을 덮어주는 지붕과 초막이 되어, 낮의 더위를 피하는 그늘이 되어 주고, 폭우와 비를 피하는 피신처와 은신처가 되어 주리라.”
그대로 백부장과 같은 믿음의 사람들에게 주시는 주님의 축복을 상징합니다. 참으로 백부장의 겸손한 사랑과 믿음이 우리에게는 참 좋은 가르침이자 깨우침이 됩니다. 믿음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이요 나중에 남는 것은 믿음뿐인데, 믿음이 없어 탐욕만 남는, 그대로 노욕老慾에 노추老醜의 품위 없는 삶이라면 얼마나 초라하겠는지요! 무려 27년전 여기 요셉수도원에서, 지금은 고인이 된 노선배 김 마인라도 수사님을 보며 써 놓았던 글도 생각납니다.
“깊어가는 가을
낙엽쓰는 노수사님
묵묵히
삶의 뒤안길에서
낙엽과 함께 집착의 쓰레기들
말끔히
쓸어내는 우리 노수사님!
그대로
무념無念, 무욕無慾, 무심無心의 가을이었다
자연이었다.”<1998.11.9.>
이제 제가 노수사님의 연세가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오늘은 <요셉수도원 봉사자들 피정날>입니다. 모두가 사심없는 믿음의 봉사활동이 믿음의 성장에 좋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믿음의 성장이요 믿음의 여정입니다. 육신은 노쇠해가도 믿음은 계속 성장해가는, 날로 거룩해져가는, <성화聖化의 여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백부장과 같은 믿음의 사람들에게 주시는 주님의 구원의 축복말씀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동쪽과 서쪽에서 모여 와, 하늘 나라에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 믿음의 여정이, 성화의 여정이 궁극으로 목표하는 바, 하늘 나라의 잔칫상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주님은 고맙게도 믿음의 여정에 충실한 우리에게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하늘 나라 잔칫상의 충만한 기쁨을 미리 맛보게 하십니다.
“오소서, 주님. 저희를 찾아 오시어,
평화를 베푸소서.
저희가 주님 앞에서 온전한 마음으로
기뻐하게 하소서.”(시편106,4-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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