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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철 신부] 26.08.18 연중 제20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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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장협 사무국 작성일26-08-18 09:04 조회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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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18.연중 제20주간 화요일                                                               

에제28,1-10 마태19,23-30

 

 

하느님 중심의 삶

“참행복, 참부자, 참자유”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루카6,20)

 

날마다 <만세칠창>으로 시작하는 하루는 바로 <하느님 중심의 삶>을 확고히 하기 위함입니다. 옛 현자 다산의 말씀도 좋은 깨우침을 줍니다. 

“어른은 밖으로 벽을 세우지 않고 속을 채우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키운다.” 

이런 어른이야 말로 하느님 중심의 삶에 철저한 어른입니다. 돈 중심, 일 중심이 아닌 하느님 중심의 삶일 때 참행복, 참부자, 참자유인의 삶입니다. 수도원에서 살다보면 간혹 듣곤 하는, “무슨 맛, 무슨 재미, 무슨 기쁨으로 살아가느냐?”는 질문입니다. 그러면 저는 예나 지금이나 지체없이 대답합니다.

 

“하느님 맛, 기도 맛, 말씀 맛, 진리 맛으로, 하느님 찾는 재미로, 하느님 찾는 기쁨으로, 하느님 찬미의 기쁨으로 살아갑니다.”

 

한 마디로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아간다는 고백입니다. 이래야 일중심, 돈중심의 중독에서 벗어나, 무지의 어둠에서 벗어나 참으로 내적으로 자유롭고 행복하고 부유한 참나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탐욕에 눈 멀어 얼마나 많이들 감사와 기쁨의 참보물을 잊고 살아가는지요! 이래서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이란 고백도 나옵니다. 예전에 썼던 두 편의 시가 생각납니다.

 

“오! 하느님이 밤사이 쏟아놓은 

 남보랏빛 

 생명의 보석들

 

 아주 낮은 그늘 속에 숨어 있어 

 잘 눈에 띄지 않는 

 생명의 보석들

 

 그 누구도 

 주워가지 않는 생명의 보석들

 바라볼 수는 있어도 

 

 가져 갈 수는 없는 

 생명의 보석들

 달개비꽃!”<달개비꽃; 1997.8.25.>

 

여름철에 흔히 볼 수 있는 들꽃 남보랏빛 달개비꽃입니다. 29년전 이 시를 썼을 때의 신선한 감동과 충만한 행복감이 지금도 뚜렷합니다. 눈만 열리면 무궁무진 널려 있는 하느님의 선물, 생명의 보석들이 우리를 가난한 부자로, 행복한 부자로 살게 합니다. 또 하나의 애송 자작시입니다.

 

“누가 겨울나무들

 가난하다 하는가?

 

 나무마다 푸른 하늘 가득하고 

 가지들 마다 빛나는 별들 가득 달린 

 겨울나무들인데

 

 누가 겨울나무들

 가난하다 하는가?” <행복한 겨울나무들;1998.11.21.>

 

푸른 하늘 배경한 겨울나무들처럼, 푸른 하느님 배경한 가난한 이들이 참부자임을, 역설적으로 가난한 부자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중요한 것이 <일중심-일중독-일노예>에서 벗어나, <돈중심-돈중독-돈노예>에서 벗어나, 한마디로 탐욕의 무지에서 벗어나, <하느님 중심의 참 자유인의 삶>을 사는 일이 급선무입니다. 한국 전통 건축과 미술을 관통하는 절제와 품격의 미학을 상징하는 제가 좋아하는 아름다운 말마디가 생각납니다.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의 한자성어입니다. 바로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 때 이런 품격 있는 가난이겠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오늘 말씀의 이해도 확연해 집니다. 어제 재물이 많은 젊은 부자가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지 못하고 슬프게 떠난 후, 오늘 주님의 다음 말씀이 제자들에겐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부자는 하늘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내가 다시 너희에게 말한다.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한 마디로 부자의 구원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 말씀에 몹시 놀란 제자들의 물음과 이에 대한 주님의 통쾌한 답변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부자들도 회개하여 돈중심에서 벗어나, 하느님 중심의 삶으로 전환하여 탐욕과 인색함에서 벗어나, 가난한 이들과 나누는, 마음 가난하고 겸손한 부자로 살면 구원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무소유의 영성로 살아가는 부자들의 경우도 간혹 발견하기도 합니다. 바로 베드로를 위시한 제자들이 <주님 중심의 삶>의 모범이요 넘치는 축복이 뒤따름을 보여줍니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무엇을 받겠습니까?”

 

주님을 따르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 가난한 부자의 역설이 그대로 실현되어 주님께 엄청난 축복에 영원한 생명을 약속받는 제자들입니다. 마지막 말씀이 우리의 경각심을 촉구합니다. 늘 깨어 <주님을 따라> 시종여일 한결같이 자발적 가난의 기쁨과 겸손과 행복을 살라는 가르침입니다.

“그런데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지가 첫째 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바로 이와는 대조적인 부자가 에제키엘에게 지탄받는 티로의 군주입니다. 에제키엘은 이들의 실체를 낱낱이 폭로하여 회개를 촉구합니다.

“너는 마음이 교만하여 신이 아니라 사람이면서도 네 마음을 신에 비긴다. 너는 지혜와 슬기로 재산을 모으고, 금과 은을 창고에 쌓았다. 너는 큰 지혜로 장사를 하여, 재산을 늘리고는 그 재산 때문에 마음이 교만해졌다.”

 

지옥에는 한계가 없다 하는데 끝없는 탐욕의 세상이 지옥입니다. 재물욕에 소유될 때 마음은 탐욕과 교만으로 부패하게 되고 급기야 자기를 잃습니다. 참으로 자발적 가난의 기쁨과 겸손으로, 가난한 부자로, 주님을 섬기며 따르는 <주님 중심의 삶>이 얼마나 본질적 큰 축복인지 깨닫습니다. 바로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부유하시면서도 

 우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시어, 

 우리도 그 가난으로 부유해지게 하셨네.”(2코린8,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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