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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철 신부] 25.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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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장협 사무국 작성일25-12-24 08:53 조회4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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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4. 12월24일                                                   

2사무 7,1-5.8ㄷ-12.14ㄱ.16 루카 1,67-79

 

 

 

“어떻게 살 것인가?”

내 삶의 성경 Lectio Divina 하기

<평화의 길, 평화의 사람>


 

 

“주님, 당신의 자애를 영원히 노래하오리다.

 제 입은 당신의 진실을 대대로 전하오리다.”(시편89,2)

 

나는 왜 여기 왔는가? 나는 누구인가? 수도자는 누구인가? 이렇게 살아도 되나? 어떻게 살아야 하나? 등, 하루하루 날마다 묻는 자가 수도자라 합니다. 수도자뿐 아니라 삶의 의미를, 진리를 찾는 모든 수행자나 구도자의 근본적 물음들입니다. 

 

결코 한 번뿐이 없는 소중한 인생, 생각없이, 영혼없이 되는 대로, 그냥 막 함부로 괴물처럼 살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사람은 내면 깊이에서는 하느님을 찾는 구도자이자 수행자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옛 현자 다산 정약용의 말씀도 우리 삶에 좋은 참고가 됩니다.

 

“진실한 삶으로 들어가본 사람만이 인생의 마지막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한다.”

“죽을 때가 되었을 때, 한 상자의 글도 전할 것이 없다면 헛되게 산 것과 같다.”

 

이래서 제가 70세 넘어 저절로 찾게된 책들이 자서전, 평전, 회고록 등 이런저런 저명 인사들에 관한 책이요, 성경을 읽듯 읽은 책이 참 무수히 많습니다. 지금도 이런 책이 발견되면 구입해 읽곤 합니다. 한펑생 어쩌면 이리 방대한, 밀도깊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는지 감동하곤 합니다. 

 

그래서 가끔 면담성사를 드리면서 감동적인 인생사를 들을 때는 성서 말씀을 듣듯이 귀를 기울이며 때로 자서전을 써보라고 권유하기도 합니다. 정말 한평생 힘든 인생 최선을 다해 살아온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성서 이야기를 듣는 느낌입니다. 이런 면에서 사람 하나하나가 책입니다. 특히 믿는 이들은 살아 있는 성서책입니다.

 

때로 수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이런 분들 만나 이야기 들으면 얻는 것이 더 많을 때도 있습니다. 그 힘겨운 삶을 그 작고 약한 몸으로 평생을 살아낸 분들 이야기를 들으면 그 몸뚱이가 너무 귀하고 고맙고 신기하여 살아 있는 보물을 안 듯 안고 감격에 벅차 격려와 위로, 찬사를 드리기도 합니다. 제 주변에는 저절로 존경과 경외감을 갖게 하는 이런 살아 있는 보물이자 성경책 같은 분들이 많습니다. 

 

요즘 교회내 널리 확산되는 흐름이 <렉시오 디비나> 성독입니다. 40년전 렉시오 디비나 현상은 미미했습니다만, 그때부터 저는 관심을 지니고 렉시오 디비나에 천착해 오고 있습니다. 제 지론은 렉시오 디비나의 1차적 대상은 신구약 성서요, 둘째는 자연성서, 셋째는 내 삶의 성서로, 렉시오 디비나 대상을 확장합니다. 신구약 성독의 자연스럽고 당연한 귀결입니다. 결국 마지막으로 렉시오 디비나 해야 할 대상이 내 삶의 성경책입니다.

 

바로 성탄을 앞둔 오늘 제1독서 <2사무엘>권에서 나탄의 ‘신탁(oracle)’과, 또 루카복음의 즈카르야의 “찬가(canticle)”, 그대로 렉시오 디비나의 결과입니다. 크리스마스 이야기들의 한결같은 특징은 하느님은 모든 동사들의 주어라는 것입니다. 

 

다윗의 역사, 이스라엘의 역사, 성인들 삶의 역사등 삶의 문장들을 잘 들여다 보면 하느님이 주어임을 알아 채게 되니 바로 이것이 렉시오 디비나입니다. 그러니 이런 렉시오 디비나 수행에 충실하면서 주어이신 하느님의 자비행을 깨달음이 깊어갈 때 삶의 지혜와 더불어 저절로 겸손과 감사가 뒤따르기 마련입니다. 

 

보십시오. 기고만장하던 철부지 다윗 임금에게 나탄은 렉시오 디비나 과정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다윗의 평생 삶의 문장 주어는 <다윗>이 아니라 <하느님>이라는 것을 철저히 교육받고 있습니다.

 

“나는 양 떼를 따라다니던 너를 목장에서 데려다가, 내 백성의 영도자로 삼았다. 또한 네가 어디를 가든지 너와 함께 있으면서, 모든 원수를 네 앞에서 물리쳤다. 나는 너의 이름을 세상 위인들의 이름처럼 위대하게 만들어 주었다.”

 

계속이어지는 하느님이 주어가 되어 이룬 일들의 나열입니다. 다윗 삶의 1등 공신은 다윗이 아니라 하느님이라는 고백입니다. 마침내 다윗의 후손이자 구원자 아버지의 아들 예수님의 출현이 예고되니 여기서 역시 주도권은 하느님께 있으니 주어는 하느님입니다.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나의 아들이 될 것이다. 너의 집안과 나라가 네 앞에서 영원히 굳건해지고, 네 왕좌가 영원히 튼튼하게 될 것이다.”

 

나탄의 다윗에게 전한 신탁처럼 오늘 복음에서 즈카르야의 찬가도 하느님이 주도권을 잡고 펼치신 업적의 나열입니다. 문장들의 주어는 한결같이 하느님입니다. 바로 우리 교회가 아침마다 즈카르야와 함께 바치는 <즈카르야의 노래>입니다.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그분께서는 당신 백성을 찾아와 속량하시고, 당신 종 다윗 집안에서, 우리를 위하여 힘센 구원자를 일으키셨습니다.”

 

서두의 하느님 찬미에 이어 하느님께서 주도하시어 이스라엘에 베푸신 업적이 나열되고 세례자 요한의 활약이 예고되며, 역시 하느님 주도하에 구원자 예수님 탄생이 예고되니 하느님의 활약이 참 아름답고 멋집니다.

 

“우리 하느님의 크신 자비로, 높은 곳에서 별이 우리를 찾아오시어,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 있는 이들을 비추시고, 우리 발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역사무대의 총감독이자 주인공은 종횡무진 부지런히 묵묵히 활동하시는 하느님이며 여기 무대에 연출하는 모든 이들은 총감독 하느님께 절대적으로 순종하고 협조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신구약 성경의 렉시오 디비나와 더불어 날마다 주님과 함께 써내려 가면서 확인해야 할 아직 미완의 내 삶의 성경책입니다. 

 

때로 삶이 답답하거나 혼란스러울 때 지난 내 삶의 성경책을 렉시오 디비나 하면서, 삶의 뒤안길 굽이굽이 인도해 주신 주님의 발자취를 헤아려 보면서, 참 좋으신 주님을 따라 살아 갈 앞날을 전망해 보곤 합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하루하루 날마다 주님과 함께 한쪽의 각자 삶의 성서를 잘 써내려 가도록 힘과 지혜와 인내를 주십니다.

 

“떠오르는 별, 영원한 빛, 정의의 태양이신 주님.

 어서 오소서. 

 어둠 속 죽음의 그늘에 앉아 있는 이들을 비추소서.”(루카1,78-7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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