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신부] 26.10.30 연중 제30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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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장협 사무국 작성일26-10-30 12:50 조회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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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0.30
연중 제30주간 금요일
필리1,1-11. 루카14,1-6
“두렵고 눈부셔라 주님의 일들
그 의로움심은 영원하도다.“(시편111,3)
신속함과 편리추구의 시대에는 느림과 불편이 미덕일수 있습니다. 옛 현자의 지혜입니다.
“인생에 조급함이 닥쳐올 때마다 현자들의 이 한마디를 기억하라. ‘천천히 서둘러라.’”<다산>
“나는 관직을 맡은 후에 항상 네 글자를 지켜왔다. 바로 부지런함, 삼감, 조화로움, 느림이었다.”<송명신언행록>
이런 삶의 지혜 역시 사랑에서 나옵니다. 사랑과 지혜는 함께 갑니다. 사랑에서 나온 <지혜의 시>입니다. 옛 자작시 한 편을 소개합니다.
“전체를 보는 것이다
삶은 흐른다
애정어린 주님의 시선으로 보는 것이다
기다리는 것이다
아버지의 뜻을 헤아리는 것이다
가을의 황홀과 적요
빛과 어둠
희망과 절망
기쁨과 슬픔
아름다움과 추함
강함과 약함
함께 받아들이는 것이다
모두 사랑하는 것이다.”<봄觀;1998.11.4.>
이렇게 거리를 두고 주님의 시선으로 바라봄이 지혜요 사랑입니다. 분별의 지혜요, 분별의 잣대는 사랑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서 수종병자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예수님의 분별의 지혜가 빛납니다.
바리사이의 집에 초대되어 음식을 잡수실 때, 그분 앞에는 수종을 앓는 사람이 있고,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의 동태를 감시의 시선으로 지켜봅니다. 수종병자의 치유에 앞서 예수님은 율밥교사들과 바리사이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묻습니다.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는 것이 합당하냐? 합당하지 않으냐?”
이미 질문 안에 답이 들어있기에 이들이 침묵하자, 예수님은 병자의 손을 잡고 병을 고쳐 돌려보내신 다음 이들에게 재차 묻습니다.
“너희 가운데 누가 아들이나 소가 우물에 빠지면 안식일일지라도 바로 끌어내지 않겠느냐?”
역시 적대자들은 묵묵부답입니다. 너무나 자명한 사랑의 지혜, 사랑의 살림입니다. 사랑이, 생명이 분별의 잣대요 <사람이 먼저>입니다. 사랑의 절대적 법 앞에 모든 것은 상대화됩니다. 결코 안식일법이 분별의 잣대가 될 수 없습니다. 사실 모든 법도 사랑의 표현입니다. 그러나 눈앞에 당면한 현실 앞에서 우선적인 것은 사람을 살리는, 생명을 선택하는 사랑의 치유입니다.
새삼 모든 분별의 잣대는 사랑이자 예수님이심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그대로 대변하는 예수님입니다. 그러니 판단에 앞서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처신하셨을까 물으면 답이 나옵니다. 이래서 부단히 예수님의 사랑과 지혜를 공부함이 제일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런 주님의 사랑과 지혜를 고스란히 닮은 분이 오늘부터 시작되는 제1독서 필리피 서간 저자인 바오로 사도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것은 감옥에 갇혀서 사형선고를 받을지도 모르는, 여러 교회에 대한 갖가지 근심으로 가득찬 상황에서 쓰는 이 서간에서 줄곧 강조되는 주제가 바로 <기쁨>입니다. 기쁨의 원천은 물로 그리스도의 사랑입니다.
오늘 필리피서 말씀은 인사와 필리피 신자들을 위한 기도로 이뤄져 있습니다. 바로 미사통상문 시작예식중 인사는 다음 말씀에서 유래됩니다.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필리1,2)
그리스도의 사랑과 지혜와 하나된 바오로 사도는 감사와 기쁨의 기도를 바친후 마지막 소원으로 기도를 마칩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를 위한 기도처럼 들립니다.
“우리가 기도하는 것은, 여러분의 사랑이 지식과 온갖 이해로 더욱더 풍부해져 무엇이 옳은지 분별할 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이 순수하고 나무랄데 없는 사람으로 그리스도의 날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오는 의로움의 열매를 가득히 맺어, 하느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참 아름다운 기도입니다. 이런 기도대로라면 주님과 일치가 깊어지면서 저절로 분별의 지혜도 지닐 수 있을 것입니다. 새삼 사랑도 부단히 공부해야함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런 그리스도의 사랑을 공부하는 <평생교육>의 매일미사시간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은 그리스도의 사랑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에 이어 <아멘>과 더불어 우리 모두 그리스도의 사랑과 일치되는 미사은총입니다. 영적 수종병도 말끔히 치유될 것입니다.
“경외하는 자들에게 양식을 주시고,
언제나 당신 계약을 아니 잊으시도다.”(시편111,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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