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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철 신부] 26.02.05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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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장협 사무국 작성일26-02-05 09:26 조회2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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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2.5.목요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1열왕 2,1-4.10-12 마르 6,7-13

 

 


죽음은 삶의 요약

"죽음을 날마다 눈앞에 환히 두라"

 


 

어제가 입춘대길의 입춘! 바야흐로 소망하던 부활의 봄꿈이 실현되기 시작했습니다. 축하드리며 다시 한 번 나누고 싶은 <부활의 봄꿈> 자작시입니다.

 

“봄은

 겨울에서 온다

 죽음같은

 겨울추위중에도 

 피어나는

 부활의 봄꿈이

 추운 겨울을 이겼다”<2026.1.23.>

 

오늘은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입니다. 순교성인들의 축일을 지낼 때 마다 떠오르는 11월1일 모든 성인 대축일시 저녁기도 <성모의 노래 후렴>입니다. 제가 위령성월 11월 한달동안 즐겨 짧은 노래로 바치는 기도입니다.

 

“성인들이 그리스도와 함께 기뻐하는 그 나라가 얼마나 영광스러운가. 흰옷을 입고 어린양을 따라가는도다.”

 

순교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천상탄일로 일컬어 지며 주님 안에서 새로운 삶의 시작을 뜻합니다. 성녀 아가타는 이탈리아 남부의 시칠리아 섬에서 부유한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어려서부터 신심이 깊었던 그녀는 일생을 하느님께 봉헌할 결심을 하고 스스로 정결서원을 합니다.

 

그리스어로 “선(善)”또는 “좋음”을 뜻하는 <아가토스>에서 유래된 이름만큼이나 착하고 아름다웠던 미모에 반한 그 지방 총독 퀸티아누스가 그녀에게 청혼합니다. 당시는 데키우스 황제(259-251)의 그리스도교에 대한 박해가 한창일 때였습니다. 청혼을 거절당한 총독은 총독은 그녀에게 온갖 고문을 가했으며 아가타는 끝까지 신앙을 지키다가 순교합니다. 

 

성녀에 대한 공경은 초대 교회때부터 널리 퍼졌고, 출생지이자 순교지인 시칠리아의 수호성인은 물론 처녀, 양치는 여자, 종만드는 사람, 유리 제조공, 광부, 알프스 등반 안내자, 유방 관련으로 고통받는 이, 간호사들, 불과 날씨의 수호성인으로 알려져 있다하니 그가 얼마나 큰 공경과 사랑을 받아온 성녀인지 알게 됩니다. 전승으로 추정되는 순교전 그의 고백도 성녀의 삶을 요약한다 싶습니다. 오늘 성무일도시 <즈카르야의 노래 후렴>과 <성모의 노래 후렴>입니다.

 

“아가다는 마치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처럼 즐겁고, 자랑스럽게 감옥에 갔으며 자기 고통을 기도로써 주님께 봉헌하였도다.”

“착한 스승이신 주 예수여, 당신은 내가 박해자의 고통을 이기게 하셨으니 감사하나이다. 주여, 내가 당신 불멸의 영광에 도달하게 하소서.”

본기도 역시 아름답습니다.

“주여, 동정녀로 순교한 아가타는 순교의 공과 정결의 덕으로 항상 당신 마음에 들었사오니, 그의 간구를 들으시어 우리에게 관용을 베풀어 주소서.”

 

아가타 이름 뜻대로 평생 주님의 마음에 들었던 거룩하고 아름다운 참 좋은 삶을 살았던 동정녀 순교자 아가타임을 깨닫습니다. 어제까지 사무엘 탄생부터 다윗의 활동까지의 사무엘 상, 하권의 제1독서는 끝나고, 오늘부터는 역대기 상권의 시작입니다. 다윗의 파란만장했던 삶은 끝나고 이제부터 그의 아들 솔로몬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오늘 임종을 앞둔 솔로몬 아들에게 다윗의 유언이 감동적입니다. 그의 평생 삶의 핵심이 그대로 압축적으로 표현됩니다.

 

“나는 이제 세상 모든 사람이 가는 길을 간다. 너는 사나이답게 힘을 내어라. 주 네 하느님의 명령을 지켜 그분의 길을 걸으며, 또 모세 법에 기록된 대로 하느님의 규정과 계명, 법규와 증언을 지켜라. 그러면 네가 무엇을 하든지 어디로 가든지 성공할 것이다.”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에게 주는 유언처럼 들립니다. 한마디로 철저히 하느님 중심의 삶에 항구하고 충실하라는 말씀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가는 길이 바로 죽음의 길입니다. 언젠가의 날짜는 모르지만 가장 분명한 사실이 죽음입니다. 다윗은 자기 조상들과 함께 잠들어 다윗성에 묻혔으니 해피엔딩! 아름답고 거룩한 축복된 죽음이요 이 또한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새삼 떠오르는 사부 성 베네딕도의 말씀입니다.

 

“죽음을 날마다 눈앞에 환히 두라”(성규4,47)

 

이래야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모든 환상이나 허영이 걷힌 본질적 깊이의 진실하고 투명한 삶을 삽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죽음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시며 주시는 말씀이 흡사 주님의 유언처럼 생각됩니다. 

 

솔로몬에게 유언하는 다윗을 연상케 합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주님의 제자이자 선교사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 주시는 삶의 지침이자 유언처럼 들립니다. 저 또한 하루하루 날마다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생각하고 유언서를 쓰듯 강론을 씁니다. 오늘 복음 말씀 또한 주님의 평소 무소유의 가난한 삶을 반영합니다. 복음 환호송이 오늘 복음을 요약한다 싶습니다. 주님께서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에게 유언하신다면 이 한 말씀일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1.25)

 

정말 이 말씀을 좌우명으로 삼아 살아간다면 삶을 저절로 하느님 중심의 단순소박한 삶으로 정리될 것입니다. 모든 부수적인 것들이 생략된 본질적인 필수적인 <하느님의 나라> 의 꿈, 하나만 남게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이 상징하는바 무소유, 무집착의 정신으로, 영성으로, 참으로 자유로운 삶을 살라는 것이지 결코 복음의 문자 그대로 살라는 것이 아닙니다. 전적으로 하느님의 자비에 의탁한 믿음의 삶을, 하느님 나라의 꿈을 살라는 것입니다. 

 

많이 소유해서 부자가 아니라 필요로 하는 것이 적을수록, 그리하여 마침내 하느님만으로 만족할 때, 진짜 자유롭고 행복한 부자요, 바로 주님의 참 제자들이 그러하며 우리 수도자들이 추구하는 삶입니다. 사실 아무리 많이 지녔어도 끝없는 탐욕이라면 평생 소유욕에 노예된 가난하고 불행하고 부자유한 삶이겠습니다. 지옥에는 한계가 없듯이 탐욕에도 한계가 없습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이웃을 위한 섬김과 사랑의 투신에 무엇에도 매이지 않는 자유롭고 행복하고 자유로운 선물같은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기적 자기추구의 삶이 아니라 무거운 소유의 짐을 덜어내고 하느님 중심의 복음 선포의 일꾼으로, 주님의 일꾼으로 본질적 깊이의 삶을 살기 위한 것입니다. 복음의 마지막 대목에서 주님의 제자이자 선교사로서 본질적인 삶이 잘 드러납니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회개하라고 선포하며, 많은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부어 병을 고쳐주었다.’

 

예나 이제나 하느님의 나라는 이렇게 주님의 제자들이자 선교사들을 통해 실현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회개를 선포하시며, 우리 모두 당신 은총으로 마귀를 쫓아내시고, 병을 고쳐 주시며 하느님의 나라를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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