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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철 신부] 26.06.15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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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장협 사무국 작성일26-06-15 08:58 조회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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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6.15.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1열왕21,1ㄴ-16 마태5,38-42

 


보복의 포기, 비폭력적 사랑의 저항

“악인에 맞서지 마라”


 

“주님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을 밝히는 빛이옵니다.”(시편119,105)

 

오늘 복음 환호송이 우리 삶의 참 귀한 지침이 됩니다. 주님 말씀의 빛이 우리 무지의 어둠을 밝힙니다. 무지의 탐욕, 무지의 폭력, 무지의 보복, 무지의 잔인함, 참으로 무지의 해악이 끝이 없습니다. 무지의 어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여전히 반복되는 무지의 악순환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나봇이 돌에 맞아 죽었다>

제1독서를 요약한 말마디가 충격적입니다. 이 또한 우리의 회개를 촉구하는 말마디입니다. 무지의 악에 희생된 나봇입니다. 탐욕에 사로잡힌 나약한 아합왕이요 그의 아내 이제벨의 잔인함이 거침없이 표현됩니다. 그리고 어처구니없이 나봇은 죽음을 당합니다. 

 

흡사 세례자 요한, 밧세바의 남편 우리아의 죽음을, 그리고 십자가상에서 예수님의 죽음을 연상하게 됩니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억울한 이들의 죽음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참으로 늘 무지의 악에 대한 경각심을 지녀야 함을 배웁니다.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늘 복음의 가르침을 요약한 말마디입니다. 악에 저항하지 말라는, 무저항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악인에게 일일이 맞대응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랑의 지혜에서 나온 처방입니다. 미풍을 태풍으로 바꾸지 말라는 것입니다. 바로 악이 바라는 대로 보복의 악순환, 폭력의 악순환의 유혹에 빠지지 말라는 것입니다. 괴물과 싸우다 괴물을 닮습니다.

 

어떻게? 적극적 비폭력적 사랑의 저항입니다. 참으로 상생의 지혜이자 사랑입니다. 악인도 살고 나도 사는 일입니다. 악은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해선 안 됩니다. 악을 무장해제하여 무력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약한 것이 아니라 이들이 정말 내적으로 강한 이들이요 인간 존엄을 지키는 이들이니 바로 다음 주님이 주시는 삶의 가르침입니다.  

 

“오히려 누가 네 오른 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너를 재판에 걸어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주어라.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 

 

미풍을 태풍으로 만들지 않는 참으로 큰 지혜, 큰 사랑의 사람들입니다. 대우大愚인 듯하지만 대지大智의 사람들로 하느님을 닮은 사람들입니다. 악을 무장해제 하여 무력화無力化하는 일이요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상생相生의 길입니다. 오래전 바닷가를 거닐다가 문득 발견한 <바위섬>을 보며 쓴 시가 생각납니다.

 

“바위섬을 배우라

 대응하지도 반응하지도 지키지도 않는다

 비바람 파도에 고스란히 내어 맡겨 깎이고 닦여

 자기완성에 이르지 않았는가

 신비롭고 아름다운 자기완성에!”<1997.11.10.>

 

온갖 풍상고초를 견뎌내고 버텨낸 성자聖者를 상징하는 바위섬입니다. 29년 전 시가 감동으로 와 닿습니다. 흡사 오래된 고목에서도 이런 성자의 품위를 배웁니다. 어디를 가든 우선 찾아보는 것이 감동을 주는 바위와 노목老木입니다. <나무로 살고 싶구나>라는 자작시도 생각납니다. 예나 이제나 제 나무 사랑은 여전합니다.

 

“나 나씨였다면 

 이름은 무조건 무無였을 것이다

 성명은 나무無, 

 나없어 무아無我이니 얼마나 좋은 이름이냐!

 나무처럼 넉넉하고 편안하게 늙어가면 얼마나 좋으랴!

 나무처럼 싱그러운 마음 향기라면

 나무 나이테처럼 영혼의 나이테 신비 그윽한 

 무늬와 결에 색깔이라면 얼마나 좋으랴!

 지날 때 마다 한 가슴 가득 안아 보는 늘 봐도 늘 좋은 나무야!

 나 나무로 살고 싶구나”<1999.2.28>

 

바위섬이, 노목이 상징하는바 성자같은 참 어른입니다. 악을 무장해제시켜 무력하게 만드는 대우이자 대지의 어른들입니다. 참으로 악이 바라는 바 보복과 폭력의 악순환을 단斷, 끊는 참 좋은 처방이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상생의 비폭력적 사랑의 저항입니다. 오늘날의 국내외 현실이나 우리 서로간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여전히 보복과 폭력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벗어날 길도 참 요원해 보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오늘 가르침이 답을 줍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예수님을 닮아 이런 보복과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 버리고 비폭력적 사랑의 삶을 살게 합니다. 새삼 오늘 영성체송 시편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주님께 청하는 오직 한 가지, 나 그것을 얻고자 하니,

 내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사는 것이라네.”(시편27,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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