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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철 신부] 26.02.06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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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장협 사무국 작성일26-02-06 09:47 조회2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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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2.6.금요일 성 바오로 미키(1564-1597)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집회47,2-11 마르6,14-29

 

 

하느님 중심의 삶

“순교 영성”


 

 

"하느님, 내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내 안에 굳센 정신을 새로 하소서."(시편51,12)

 

어제는 종일 참 행복했습니다. 지금도 계속되는 행복감입니다. 바로 엊그제 집무실 벽 중앙, 십자가의 예수님 오른쪽에 <배꽃 만발한 배경의 불암산> 그림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반대편에는 렘브란트의 <탕자의 귀가>란 그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로 하느님 중심의 삶을 상징하는 십자가의 예수님과 태극기 앞에서 <만세칠창> 바치기 무려 4년째입니다. 그림을 그려 선물한 화가와 주고 받은 카톡 메시지입니다.

 

“결국 제 집무실 십자가 예수님 오른쪽에 자매님 그림을 걸었네요.”

“아아 잘 하셨어요. 항상 두고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신부님께서 늘상 보고 계시니 저도 더없이 기뻐요.”

“집무실이 온통 환하니 마음도 환해지는 느낌입니다. 일년사계절, 봄-여름-가을-겨울, 날마다 봄꽃 만발한 부활의 봄을 살 수 있게 되어 참 기쁘고 좋습니다. 오는 사람마다 루시아 자매님 자랑할 것 같습니다,”

“행복해요.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이 그림과 너무 잘 어울리는 재작년부터 외워온, 저를 늘 행복하게 하는 <산앞에 서면>이란 제 좌우명 자작시를 다시 나눕니다. 

 

“산앞에 

 서면 

 당신앞에 서듯

 행복하다

 

 꽃같은 

 하루 

 꽃같이 살자” 

 

외울 때 마다 저절로 하느님 중심의 삶을 다짐하게 됩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 바로 <하느님만으로> 행복하고 부유하고 자유로운 삶을 뜻합니다. 하느님이야 말로 우리 삶의 목표이자 방향이요, 삶의 중심이자 의미입니다. 이런 하느님 중심의 삶없이는 필시 뿌리없이 방황하고 표류하는 혼란한 삶되기 십중팔구이겠습니다. 

 

바로 하느님 중심의 삶의 빛나는 모범이 오늘 제1독서 집회서의 다윗이요 복음의 세례자 요한과 오늘 기념하는 일본의 성 바오로 미키를 비롯한 25명 동료순교성인들입니다. 특히 같은 임금인 집회서의 다윗과 복음의 헤로데, 그리고 복음내에서 세례자 요한과 헤로데가 너무나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마침 오늘 제1독서 집회서 다윗의 예찬은 그의 하느님 중심의 평생 삶을 요약합니다. 다윗에 대한 칭송가운데 절반 이상이 그의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전례활동을 대상으로 합니다. 바로 여기 전례기도에서 기인하는 다윗의 샘솟는 활력입니다.

 

“다윗은 모든 일을 하면서 거룩하고 지극히 높으신 분께

 영광의 말씀으로 찬미를 드렸다.

 그는 온 마음을 다해 찬미의 노래를 불렀으며

 자신을 지으신 분을 사랑하였다.”

 

다윗의 하느님 사랑은 그대로 전례기도로 표현됩니다. 과연 다윗은 회개의 달인이자 찬미의 달인이요 전례영성의 모범이니 우리 수도자들이 롤모델로 삼아도 좋겠습니다. 참으로 하느님 중심의 삶에 항구했던 멋진 다윗 임금이었습니다. 이와 비교할 때 복음의 헤로데는 얼마나 취약하고 허약하고 불안정한 삶인지 너무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우유부단하고 경솔하고 의심 많은 그의 미신적인 성향이 그대로 그의 삶에 하느님 중심 부재의 파편화된 삶을 표현합니다. 그리하여 악녀, 헤로디아의 사주에 넘어가 헤로디아의 딸의 춤에 현혹되어 의인이자 예언자인 하느님의 사람, 세례자 요한을 죽입니다. 전일적이고 통합적이며 균형과 조화를 갖춘 다윗의 하느님 중심의 삶과는 너무 차이가 납니다. 사람이라 다 똑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참으로 절묘한 것이 오늘 복음의 배치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죽음 앞에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의 파견이 있고, 그 다음에는 예수님의 5천명을 먹이신 기적이 나옵니다. 세례자 요한의 죽음으로 악의 승리인 듯 하지만 예수님과 그 제자들이 뒤를 이으니 결국은 하느님의 승리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순교를 통해 예수님과 그 제자들은 결코 쫄지 않고 복음 선포의 전의와 결의를 새로이 했음이 분명합니다.

 

오늘은 임진왜란의 장본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천주교 박해시 1597년 2월 5일 일본의 나가사키에서 십자가상에서 순교한 바오로 미키를 비롯한 25명 동료순교자들의 기념일입니다. 순교자들은 일본인들과 유럽인들, 그리고 예수회원들과 프란치스코회원들, 평신도들로 이뤄졌습니다. 

 

무엇보다 충격적이고 감동적인 것은 대부분 이들 순교자들이 체포되어 1월초순 엄동설한의 추위속에 교토에서 나가사키까지 2월 초까지 거의 한달을 약 1000km, 600마일을 걸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가톨릭교회의 찬양과 감사의 <테데움>을 부르며 걸었다 합니다. 

 

아직 예수회 사제지망생인 수련자 35세의 바오로 미키는 25명 동료들과 1597년 2월5일 십자가형에 처해집니다. 그는 십자가 위에서 마지막 설교를 했으며 그의 스승 예수님처럼 처형자들을 용서하며 자신은 일본인임을 고백합니다. 이들은 모두 1862년 비오 9세에 의해 일본의 순교자들로 시성됩니다.

 

오늘 복음의 순교자 세례자 요한을 비롯한 이런 일본 순교자들이야말로 하느님 중심의 삶의 모범입니다. 가톨릭교회는 말그대로 순교자들의 교회입니다. 한국천주교회 역사를 봐도 자명히 드러납니다. 그러니 순교자들의 후예인 우리 카톨릭 신자들 안에는 순교영성의 DNA가 면면히 계승됨을 봅니다. 순교자들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란 말도 회자되고, 순교는 성체와의 결합이라 정의하기도 합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하느님 중심의 삶을 견고히 해주고 순교적 삶에 항구하도록 좋은 도움을 줍니다.

 

"네 근심 걱정을 주께 맡겨드려라.

 당신이 너를 붙들어 주시리라.

 의인이 흔들리게 버려둘리 없으리라."(시편55,2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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