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1.02
연중 제31주간 화요일
필리2,5-11 루카14,15-24
삶의 축제에 초대받은 우리들
“순종, 감사, 기쁨”
<비움과 낮춤의 겸손의 여정>
누구나 예외 없이 삶의 축제에 초대받은 우리들입니다. 세상에 태어나기가 얼마나 힘듭니까? 이미 세상에 태어났다는 자체가 삶의 축제에 초대받았음을 의미합니다. 세례성사로 교회의 사람이 됨으로 이를 더욱 분명히 합니다. 미사잔치에 참여할 때 마다 초대받은 축복된 신원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삶의 축제에 초대 받은 우리들은 순종과 감사, 기쁨으로 <비움과 낮춤의 겸손의 여정>을 살아갑니다. 그대로 오늘 강론 제목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물론 바오로 사도, 그리고 모든 제자들과 성인들의 삶이 그러했습니다. 옛 현자의 말씀도 좋은 가르침이 됩니다.
“마음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을 비우는 것으로 착각하곤 한다. 마음은 떠나보내는 것이 아니라 찾아서 채우는 것이다.”<다산>
성령으로 채워 성령 충만한 삶을, 기쁘고 행복한 텅 빈 충만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학문의 목적은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데 있다.”<맹자>
우리 믿는 이들에게 공부의 궁극 목적은 진리와 사랑, 생명 자체이신 하느님을, 참 나를 찾는데 있다할 수 있습니다. 이래야 무지와 허무의 병에서 벗어나 초대 받은 축제인생을 기쁘게 살 수 있습니다. 바로 다음 27년 전 여기서 이때쯤 <晩秋의 가을 산>이란 자작시가 이런 삶에 대한 참 좋은 상징이 됩니다.
“이 좋은 가을날 산에 갈 수도 없다. 산을 가져올 수도 없다. 아예 산 되어 살기로 했다. 단풍 물든 장엄한 晩秋의 가을 산으로
사랑하는 이여 놀러오지 않으렴? 넉넉하고 편안한 찬미와 감사의 가을 산 내 품으로”<1999.11.3.>
그대로 초대받은 축제인생 다운 텅 빈 충만의 행복한 축제인생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저절로 떠오르는 즉흥 자작시 <산이 산에 가다니요?>가 마음을 유쾌하게 합니다.
“산이 산에 가다니요? 그냥 있으세요 당신은 참 좋은 깊은 산 이예요”<2026.11.3.>
좋은 산은 높은 산이 아니라 깊은 산이라 합니다. 새삼 좋은 삶 역시 교만의 높은 삶이 아니라 겸손의 깊은 삶임을 깨닫습니다. 순종과 감사, 기쁨과 더불어 날로 깊어지는 겸손한 삶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며 오늘 말씀의 이해도 확연해 집니다.
오늘 복음의 초대받은 손님들 무지의 탐욕으로 일상에 젖어 살다보니 눈이 가려 이런저런 핑계로 주님의 축제에 참여할 참 좋은 기회를 놓쳤습니다. 그대로 당대 무지한 유다인들을 상징합니다. 대신 자기를 비운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눈먼 이들, 다리저는 이들과 거리의 떠돌이 이방인들이 축제에 초대됩니다.
오늘날 역시 탐욕의 무지로 인해 삶의 축제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례들은 차고 넘칩니다. 이래서 더욱 절실한 회개입니다. 특히 다음 경고의 말씀은 그대로 주님의 참 좋은 초대를 사양했거나, 초대받은 손님답지 못하게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냉담한 신자들의 분발을 촉구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처음에 초대를 받았던 그 사람들 가운데에서는 아무도 내 잔치 음식을 맛보지 못할 것이다.”
날마다 삶의 축제에 초대 받는 우리들입니다. 단풍으로 불타오르는 만추의 가을은 더욱 그러합니다. 엊그제 수도원의 <분도마루 단풍놀이>도 이런 축제의 참 좋은 상징적 사례였습니다. 바로 복음의 주님의 초대를 거절한 탐욕의 무지한 이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제1독서 필리피서에 나오는 그 아름다운 <비움의 찬가>에 나오는 그리스도 예수님의 삶입니다.
초대교회부터 지금까지 계속 불러오는 그리스도의 비움 찬가로 우리는 매주 토요일 저녁 성무일도 때 바치는 찬가입니다. 참으로 그리스도 예수님의 하느님 향한 자발적 사랑이 순종과 감사, 기쁨의 삶으로 잘 드러납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
바오로 사도의 친절하고 다정한 권고에 이어 우리가 평생 보고 배워야할 그리스도 예수님의 아름다운 비움의 삶이 잘 고백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깊고 아름다운 삶의 절정을, 본보기를 보여줍니다. 우리가 평생 추구해야할 영적 삶입니다.
“당신 자신을 비우시고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분께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예수님의 이름 앞에 하늘과 땅위와 땅 아래에 있는 자들이 무릎을 꿇고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모두 고백하며,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고 있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이런 주님을 닮아 우리 모두 초대 받은 손님답게 <순종과 감사와 기쁨>으로 겸손히, 충실히 <비움과 낮춤의 여정>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 수도회와사도생활단 > 오늘의 강론